한미 협상에서 ‘마스가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의 함정
최근 한미 협상 테이블에서 마스 장관이 언급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말이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얼핏 들으면 그냥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를 차용한 것 같지만, 이 발언의 진짜 의미는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외교 무대에서 말은 무기가 되고, 구호는 메시지가 됩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문장의 함정과, 그로 인해 우리가 처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해 짚어보려 합니다.
🇺🇸 왜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말이 문제일까?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징적 구호입니다. 그러나 이 문장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다른 모든 가치보다 앞세우겠다는 선언입니다. 동맹보다, 국제 규범보다, 상호 이익보다 ‘미국의 우선순위’를 강조하는 말이죠.
이 구호가 다시 공식 외교석상에서 언급됐다는 건, 미국이 협상에서 자국 중심의 조건을 밀어붙이겠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한미 관계처럼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힌 동맹 사이에서 이 구호는 ‘미국이 손해 보는 협상은 없다’는 메시지와도 같습니다. 이는 협상 상대인 한국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한국은 어떤 위험에 처할 수 있을까?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구호가 협상 테이블에서 사용될 경우, 실제로 어떤 식의 압박이 가해질 수 있을까요?
1. 방위비 분담금 압박
과거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한국은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큰 압박을 받았습니다. 그 논리는 단순했습니다. “우리가 지켜주는데, 왜 니들이 더 안 내?”
이번에도 같은 논리가 되살아날 수 있습니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동맹국이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식이죠. 방위비뿐 아니라 군사 장비 구입, 기지 유지비 부담 등 여러 형태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2. 무역에서의 불리한 조건
‘미국산 제품 구매 확대’,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으로, 한국에게 미국 제품을 더 많이 수입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큽니다. 반대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강화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반도체, 조선, 전기차 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서의 규제는 미국 내 공급망 강화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3. 외교적 중립 압박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지금, 한국이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미국은 한국에게 더 분명한 ‘진영 선택’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의 유화적 대북 접근이 미국의 안보 전략과 엇갈릴 경우,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프레임 속에서 그 노선 자체가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 이 구호는 협상 전략일 수도 있다
정치인이나 외교관이 강한 메시지를 사용할 때는, 그 자체가 협상의 기술입니다. '마스 장관'이 해당 구호를 사용한 것도 단순히 감정적 표현이라기보단 전략적 발언일 수 있습니다.
이런 구호는 듣는 사람에게 '우리는 원칙이 확고하다', '양보는 없다'는 뉘앙스를 줍니다. 그럼으로써 상대국(한국)이 먼저 타협안을 제시하도록 압박하는 심리전의 일환이죠.
즉, 말의 힘으로 상대를 흔들고, 실질적 양보를 이끌어내는 방식입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자주 사용되었던 협상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다시 그 스타일이 부활하는 분위기라면, 우리는 더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 한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1. 말보다 행동을 보라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실제로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합니다. ‘구호’보다는 ‘정책’, ‘성명서’보다는 ‘문서화된 조항’을 중심으로 협상의 실체를 판단해야 합니다.
2. 협상 카드 다양화
미국과의 협상에서 항상 불리한 위치에 서지 않기 위해, 다른 국제 파트너들과의 협력도 강화해야 합니다. 일본, 유럽연합, 동남아 등과의 경제·안보 협력을 통해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우리의 외교적 공간을 넓히는 것이 핵심입니다.
3. 국내 여론 관리
한미동맹은 중요하지만, 국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양보는 오히려 국내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협상의 배경과 필요성을 국민에게 투명하게 알리고, 설득력 있는 논리를 제시해야 합니다.
✍️ 결론: ‘구호’에 속지 말고, 그 속뜻을 읽자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라는 말은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그것은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고, 동맹이라 하더라도 자국 중심으로 움직이겠다는 선언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감정적 대응보다, 이 구호가 가진 전략적 의미를 철저히 분석해야 합니다.
협상의 테이블 위에 올라온 건 단순한 말이 아니라, 우리가 치르게 될 ‘비용’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외교는 지금, ‘말의 함정’을 꿰뚫고 진짜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냉정함이 절실한 시점입니다.